직립보행을 하며, 감성과 이성을 지니고 체계화된 언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종족은 둘로 나뉜다. 인간과 인수. 이 둘을 합쳐 ‘사람’이라 지칭한다. 개인에 따른 사상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사회 전반적으로 종족 간 차별 없이 평등을 지향하는 분위기다. 인간과 인수는 약 1:1의 비율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두 종족을 함께 볼 수 있으며, 사는 지역을 구분 짓는 것 없이 어울려 산다.
인간과 인수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지만 차이점 또한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외형이다. 인간과 달리 인수는 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징은 개체마다 다르다. 대체로 고양이 인수는 뾰족한 귀와 꼬리를, 새 인수는 날개를 가진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특징에 따라 인간보다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고양이 인수는 유연성이 뛰어나며, 새 인수는 시력이 발달되어 있다. 이러한 인수의 육체적 능력은 동물보다 뛰어나지 못하다. 외형적 특징과 육체적 능력 모두 절대적이지 않으며 같은 종이더라도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두 번째는 발현 가능한 능력이다. 인간에게 ‘마나’와 ‘마법’이 존재한다면 인수에게는 ‘이능력’이 존재한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마나를 가지며 마나의 총량은 태어날 때 정해진다. 드물게 마나를 보유하지 않은 인간도 존재하나 대부분의 인간은 마나를 가진다. 그중, 특출나게 마나의 총량이 많은 일부 사람들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문을 영창하거나 마법진을 그리는 등 마나를 마법으로 변환하는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간 마법 아카데미에 입학해 그 수단을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수는 마나 대신 이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다만, 이능력을 지닌 인수는 일부이며 대부분 이능력을 지니지 않는다. 한 인수당 하나의 이능력을 가지며, 매우 드물게 두 개 이상의 이능력을 가진 인수가 태어난다. 인수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이능력을 사용하는 법을 깨우치며, 교육이 없어도 사용하는 것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이능력의 폭주를 막고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인수 이능력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마나를 이용해 다양한 속성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인수의 이능력은 한 가지로 제한된다. 하지만, 인수는 따로 배우는 것 없이 어렸을 때부터 이능력을 사용하는 법을 알며 주문이나 마법진 같은 수단이 필요 없다는 부분에서 인간의 마법보다 유리하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부분이며 실제로는 사람의 재능과 노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마법과 이능력의 우위를 매길 수 없다.
일반적으로 15~17세 사이에 인수의 이능력 폭주가 일어난다. 이능력을 가진 인수 중 30%가 폭주를 경험하며, 이전까지 안정적으로 이능력을 사용했더라도 갑작스레 폭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능력 종류에 따라 폭주의 형태는 다르지만, 대체로 이성을 잃고 이능력을 위협적으로 휘두르며 고립되고자 한다. 타인을 공격하는 경우도 존재하나, 대체로 자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폭주한 인수가 실종된 후 시신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신청서 최하단에 ‘그러면 재능이 드러날 것이다.’를 기입해 주세요. 폭주 기간은 최소 6시간에서 최대 3일이지만 드물게 일주일까지 폭주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폭주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인수를 제압하기 또한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인수는 아카데미로 진학한다. 아카데미는 폭주 담당 선생님이 따로 존재하며, 폭주가 시작된 인수는 즉시 제압되어 따로 격리된다. 아카데미로 진학하지 않은 인수 중 폭주가 발생하고 제압하지 못할 경우 담당 기관에 연락해 지원을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원 인력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잦다.
폭주 이후, 이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해 탈력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치료해 주는 기간이 필요하다. 육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해도 큰 경우도 많기 때문에 폭주 이후 이능력이 두려워져 평생 이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인수도 존재한다. 극복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며, 아카데미에서는 폭주를 겪은 학생의 의견을 존중해 경우에 따라 자퇴를 허용해 준다.
대다수의 인간과 인수는 각 지역에 설립된 학교와 아카데미에서 함께 교육받는다. 8세부터 13세까지 의무교육을 받는 곳이 학교, 14세부터 19세까지 교육을 받는 곳이 아카데미다. 능력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은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학교에서 기본적인 교육을 받으며, 학교를 필수적으로 졸업해야만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있다.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아카데미도 설립되어 있으며, 인간 마법 아카데미와 인수 이능력 아카데미의 수를 합한 것보다 일반 아카데미의 수가 더 많다.
아카데미 진학은 필수가 아니지만, 아카데미에서 전문교육을 받고 사회로 진출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아카데미로 진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 마법 아카데미와 인수 이능력 아카데미 또한 마찬가지이며, 특히 이 경우에는 국가기관에서 스카우트해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직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기관에 취직하지 않더라도 마법과 이능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딜 가나 환영받는다.